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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극협회 8기 이사회의 ‘차별 없음’이라는 이름의 면죄부를 거부한다.

연극예술장애인권연대
2026-04-07
조회수 187

서울연극협회 8기 이사회의 ‘차별 없음’이라는 이름의 면죄부를 거부한다.


2026년 3월 31일 서울연극협회 8기 이사회는 본 대책위로 공문을 보내, 서울연극협회 신입회원 심의 과정 중 일어난 장애 예술 차별 사안에 대한 8기 이사회의 의결내용을 통보하였다.

 

의결 내용은 “서울연극협회는 이 사안에 대해 별도의 TF를 구성하여 면밀한 조사를 진행하였으며, TF의 조사 결과, 해당 심의 과정에서 ‘장애’ 및 ‘장애인’을 이유로 한 의도적이거나 직접적인 차별 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할 만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으며. 이사회는 이 판단을 수용하기로 의결하였다”는 것이다.

 

본 대책위는 당혹감과 실망을 넘어 깊은 분노를 느낀다.

8기 이사회의 결론이 바로 차별사태 가해 당사자로 지목된 현 협회장의 입장과 단 한 톨도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입장은 일절 무시한 결론이자, 그야말로 차별사태 주요책임자에게 8기 이사회의 이름으로 “셀프 면죄부이자, 셀프 사면서”를 안겨준 것이다.

 

어쩌면 이는 이미 예견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차별 행위의 당사자가 8기 협회장 후보로 나설 때부터,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차별 행위의 당사자는 결국 협회장에 당선되었다. 따라서 그를 지지하는 8기 이사회가 구성되었고,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그들이 모여 차별 행위 당사자인 8기 협회장에게 ‘의도성 없음, 직접성 없음’이라는 “만능패스”, “차별 없음의 증명서”를 안겨준 것이다.

 

공교롭게도 본 대책위가 1인 시위를 시작하던 3월 30일, 그리고 이사회가 공문을 보내온 3월 31일 하루 전에 서울연극협회 공지사항에 ‘신입회원 심의 관련 입장문’이라는 해석이 불가한 ‘요상한’ 글이 올라왔다. 고작 12줄짜리 글을 다 읽어보니 바로 현 서울연극협회장의 글이었다. 그는 여기서

 

“~ 중략

특히 심의 시 절차를 안내하고 설명하는 과정이 협회 규정에 따른 행정적 과정이었다 하더라도, 당사자의 입장을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한 채 소통이 이루어진 점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라고 하였다.

 

무슨 의미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무리 읽고 읽어봐도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파악할 수 없다. 장애인이 다수 출연한 두 작품에 대해 <비전문연극>이라고 낙인찍어 실질적으로 입회심의에서 배제한 사실은 온데간데없고, 이를 ‘심의 시 절차를 안내하고 설명하는 과정’으로 왜곡하더니, 더더욱 가관인 것은 그 과정이 ‘협회 규정에 따른’ 행정적 과정이었다고 우기는 점이다.

 

협회 규정에도 없는 전문연극이라는 잣대를 들이댔으면서, 협회 규정에 따랐다고 하다니 정신승리도 이만한 정신승리가 없다. 그렇다면 왜 사과를 하는가? 왜 도의적 책임을 느끼는가? 자신이 한 행동이 “장애 예술 차별”이 아니라 ‘절차를 안내하고 설명하는 과정이었으며, 협회 규정에 따른 행정적 과정’이었는데, 왜 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왜 사과를 하냐 말이다. 유체이탈도 정도껏이지, 도대체 납득할 수가 없다.

 

더욱 화가 나고 모욕적인 것은

“당사자의 입장을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한 채 소통이 이루어진 점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는” 문장이다.

 

이 문장도 무슨 의미인지 알 수가 없지만, 더 기가 막힌 것은, 그저 피해자 진연출가와 본 대책위가 이 사안에 대해 심각하게 대응하고, 800명이 넘는 단체와 사람들이 이 장애인 차별 사안에 대해 연명하여 항의한 이유를, 고작 “당사자의 입장을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한 채 소통이 이루어진 것” 때문으로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기만도 이만한 기만이 없다. <장애 예술인, 장애 예술 차별>은 온데간데없고, 사안을 숨기고 속여 감추려는 불순한 의도만이 남는다.

 

분명한 것은 피해자와 대책위는 이사회와 차별 행위 당사자에게 “차별 행위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 것이지, “심의위원이 피해자의 입장을 세심하게 배려하지 않은 채 소통하려 했다는 것에 대해 항의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이런 얼토당토않은 협회장의 신입회원 관련 입장문이 나온 바로 다음 날, 이사회는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차별사태 당사자로 지목된 현 협회장에 대해 “의도성 없음, 직접성 없음”이라는 판단을 의결했음을 대책위에 공표하였다.

 

서울연극협회는 “이 사안에 대해 별도의 TF를 구성하여 면밀한 조사를 진행하였으며, TF의 조사 결과, 해당 심의 과정에서 ‘장애’ 및 ‘장애인’을 이유로 한 의도적이거나 직접적인 차별 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할 만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알려왔다.

 

별도의 TF를 구성하여 면밀한 조사를 하였다고 하였는데,

“TF는 누구로 구성되었는지, TF는 무슨 자료를, 어떻게, 누구누구와, 언제, 어떻게, 면밀히 검토했는지” 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전혀 없다. 오직 ‘의도성 없음, 직접성 없음’이라는 결론뿐이다.

 

또 의도적이거나 직접적인 차별 행위가 없었다고 판단하였는데,

“어떠한 근거로, 어떠한 규정에 따라, 어떤 이유로 그러한 판단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다시 ‘의도성 없음, 직접성 없음’이라는 결론뿐이다.

 

사안을 엄중히 인식한다고 말하면서도 이런 빈약하고 초라하기 짝이 없는 결론만을 보내올 수가 있을까.

 

별도로 구성한 TF가 면밀한 조사를 했다면, 사건의 발단과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내용, 이사회가 장애 차별 없음의 결론을 내리게 된 관련 규정 및 법적 근거 검토, 이사회 논의 과정과 회의록이 면밀하게 담긴 “정식 조사문과 정식 의결문”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별도 TF의 정식 명칭이 포함된 “결과 조사문”과 그에 대해 이사회가 어떤 토론과 과정을 거쳐 “장애인 차별 없음의 결론”에 이르렀는지 공개하길 바란다.

 

공적 단체의 최종 입장에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른다. 그 결정은 피해자에게 2차, 3차 가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과정은 매우 투명하게 진행되고 공개되어야 한다. 누구도 그 과정에서 또 다른 피해를 입거나 인권침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서울연극협회 별도 TF와 이사회는 해당 과정과 조사 결과문, 최정 결정문을 원문 그대로 서울연극협회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를 바란다.

 

8기 이사회의 이번 결론은, 당시 심의위원의 입장을 옹호했던 7기 이사회의 1차 공문과 비슷하지만, 그 내용은 한층 더 퇴행적이다. 7기 이사회는 이사회의 1차 공문에 대해 피해자가 2차 가해의 가능성을 주장하자, 피해자와 면담을 진행하고, 외부자문을 섭외하여 조사와 판단을 거쳤다. 그리고 그 결과를 공유하고 사과에 이르렀다. 최소한의 절차적 노력은 존재했다.

 

다만 본 대책위는 그 사과문이 차별사태의 구체적인 내용(누가 어떤 발언을 했으며, 그 내용이 왜 문제가 되었는가 등)이 포함되지 않았고, 사과에 따른 책임 있는 협회의 조치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협회의 제대로 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기 이사회는 이 모든 과정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사실상 무위로 돌렸다. 서울연극협회가 당대의 요구에 부응하며, 장애인을 비롯한 소수자와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 발로 걷어차 버렸다.

 

협회장과 이사회는 차별이 없었다고 하면서도,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고 하는데,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도의적 책임을 통감 하는 것이 아니다. 공적 단체로서, 공적 위치에 선 자로서 져야 할 책임을 다하라는 것이다. 피해자와 대책위는 더 이상 가해자의 ‘피해자 코스프레’를 보고 싶지 않다.

 

피해자와 대책위가 바라는 것은, 변하지 않고 일관되게 요구해 온 것은 단 하나, <진심 어린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이다. 진심 어린 사과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왜 잘못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를 분명히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태와 관련된 관계자에 대해 “엄중히 조치”하는 것이다. 그게 전부다.

 

만남은 그 이후의 문제다.

 

2026년 3월 31일, 우리는 이날을 기억한다.

 

이날 8기 서울연극협회 이사회는, 장애인 배우가 다수 출연한 연극 <란, 태수야>, <이 동네 개판 오 분 전> 두 작품을 서울연극회 규정 어디에도 없는 “전문연극”이라는 자의적 잣대로 배제하여, <장애 연극>을 “비전문연극”이라고 매도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장애 예술, 장애 예술가들>을 차별 당사자 현 서울연극협회장에게 “의도성 없음, 직접성 없음”이라는 셀프 면죄부를 줌으로써, 결과적으로 “서울연극협회”를 <장애예술 차별 옹호단체>로 전락시켰다. 한국연극 역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타락의 순간 중 하나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스스로 “아Q”가 된 서울연극협회 8기 이사회는 더는 왜곡의 정신승리로 이 엄중한 장애 예술 차별사태를 호도하지 말고, 서울연극인의 대표단체로서 책임을 다하라. 그렇지 않고 과연 이 참담한 역사를 어떻게 감당하려는가?

 

2026년 4월 7일

서울연극협회의 책임 이행을 요구하는 연극•예술•장애•인권 연대 대책위

 

 

별첨. 3월 31일 서울연극협회 공문 전문

 

서울연극협회 이사회 결과 공유 및 제안의 건

 

1. 귀 단체의 건승과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2. 서울연극협회 제8대 이사회는 본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토를 위해 별도의 TF를 구성하여 면밀한 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3. TF의 조사 결과와 이사회의 종합적인 검토를 바탕으로 협회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말씀드립니다.

 

가. 조사 결과 : 해당 심의 과정에서 ‘장애’ 및 ‘장애인’을 이유로 한 의도적이거나 직접적인 차별 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할 만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으며, 이사회는 이 판단을 수용하기로 의결하였습니다.

 

나. 유감 표명 : 다만, 심의 과정에서 당사자께서 불이익이나 부당함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 점에 대하여, 협회는 이를 엄중히 받아들이며 도의적 책임을 깊이 인식하고 이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합니다.

 

4. 이에 본 협회는 본 사안의 원만한 해결과 상호 이해 증진을 위해, 심의 신청 당사자인 진OO님을 비롯한 귀 단체와의 공식적인 면담을 정중히 제안드립니다. 본 사안이 소모적인 갈등으로 확산되기보다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해결되기를 바라며, 협회 역시 책임 있는 자세로 대화에 임하고자 합니다.

 

5. 본 제안에 대한 귀 단체의 긍정적인 검토를 부탁드리며, 면담 일정 및 방식 등 구체적인 사항은 실무 협의를 통해 조속히 조율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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